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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미취업 사태 (AI 대체, 구조적 위기, 미래 직업)

by 2zunhyk 2026. 2. 9.

 

한국 공인회계사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황병찬 회계사는 현재 회계사 시험 합격자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미취업 문제를 증언합니다. 2019년 900명대였던 합격자 수가 2024년 1,250명까지 급증하면서, 작년 기준 800명이 넘는 합격자가 수습 등록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5년에서 10년을 투자해 어렵게 합격한 이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택배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는 현실은 단순한 개인의 불운이 아닌, AI 시대 전문직의 구조적 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AI가 가져온 회계사 업무의 구조적 변화

회계사라는 직업은 과거부터 안정적인 직업은 아니었습니다. 회계법인에 입사한 후에도 퇴사율이 굉장히 높은 편이었지만, 적어도 합격 후 수습 등록과 취업의 기회는 보장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회계사의 업무를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눈다면, 과거에는 신입 회계사들이 초급 수준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감사 리스크를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구조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업무 수행을 넘어 전문가로 성장하는 필수적인 교육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초급 업무가 자동화되고 AI 시스템으로 대체되면서 신입 회계사들이 맡을 수 있는 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의 인재상이 엑셀을 잘하는 사람, 문서 작성을 잘하는 사람이었다면, 현재는 AI를 활용해서 업무를 잘 정리하는 사람, 질문을 잘하는 사람, 상황 판단을 잘하는 사람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역량의 변화를 넘어, 직업 진입 자체의 문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합니다.

황병찬 회계사는 5년에서 10년을 버텨서 합격한 후배가 "나는 이제 뭘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할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합니다. 이는 개인의 문제로 절대 치부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젊음을 다 바쳐 시험을 준비한 이들이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도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여전히 부모님 집에서 기거하는 현실은, 전문직 사회의 근본적 시스템 붕괴를 보여줍니다.

3대 전문직 신화의 붕괴와 주니어 일자리 소멸

회계사, 변호사, 의사로 대표되는 이른바 '3대 사자 직업'은 우리 사회가 굳건하게 믿어왔던 안정적 직업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최근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의 부모들이 던지는 질문은 "회계사, 변호사는 흔들리는 게 보이는데 의대는 괜찮지 않을까요?"입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이미 답이 정해져 있고, '의사만큼은 그래도 괜찮다'는 확인을 듣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는 더욱 도발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향후 3년 이내에 전 세계에서 가장 수술을 잘하는 외과 의사보다 옵티머스 휴머노이드가 수술을 더 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를 SF적 이야기로 치부하지만, 국내 주요 외과 팀들과의 논의에서는 길어도 10년 이내에 그 시점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에 높은 트레이닝 난이도와 사회적 대우를 자랑하던 전문직들이 이제는 하나둘 그 지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주니어 일자리의 소멸이 가져올 장기적 파급효과입니다. AI가 가장 먼저 바꾸기 쉬운 것은 고정적이고 매뉴얼화된 업무입니다. 대규모로 반복되는 주니어들의 업무는 AI가 학습하기에 최적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리더급 업무보다 먼저 대체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주니어들의 사회 진출 기회가 사라지면, 5년 후 10년 후 우리 사회의 조직에서 중간 허리와 리더는 누가 맡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주니어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는 시스템의 진입로를 막아버리면, 미래 리더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혁명과 유사한 전환기, 그리고 지능의 레버리지 시대

ChatGPT 등장 이후 S&P 500 기업들에서 흥미로운 패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가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그 기업이 고용하고 있는 총 인원은 점점 감소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업의 고용 규모를 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신입 사원을 5,000명 뽑으면 신사업을 시작하거나 일이 잘되고 있다는 신호였고, 레이오프를 하면 경영이 흔들리고 주가도 떨어지는 불안의 신호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공식이 반대로 작동합니다. 사람은 내보내거나 안 뽑는데 기업 가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역사적으로 산업혁명기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산업혁명 전 방직 공장에서는 사람이 기계를 밀거나 가축을 이용했지만, 증기 기관이 들어온 후 사람 10명이 하던 일을 기관 하나가 대체했습니다. 고용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생산량은 증가했습니다. 현재도 100명이 하던 일을 10명이 해내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종업원이 100명이 안 되면서 매출액이 1천억 단위인 기업들은 대부분 AI 기반 어플리케이션 기업들입니다. AI로 더빙, 로고 제작, 법정 판례 조사 등을 해주는 이런 기업들의 평균 종업원은 약 50명이며, 매출액은 4천억에서 5천억에 달합니다. 1인당 매출액이 거의 100억에 육박하는 이 수치는 10년 전이라면 불가능했던 구조입니다.

과거에는 인력과 자본을 레버리지로 돈을 벌던 시대였다면, 지금은 지능의 레버리지, AI 레버리지로 적은 인력과 적은 자본으로 폭발적인 가치를 만드는 시대로 전환했습니다. 이러한 전환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고된 훈련을 받고 공부를 잘했으며 높은 보상을 받던 직군 자체가 뒤집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교육과 직군에 대한 논의를 바닥부터 다시 해봐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공부할 것이며, 미래 직군 중 어느 것이 더 가치 있는 포지션이 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공인회계사 미취업 사태는 개인의 비극을 넘어 사회 시스템의 실패를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합격자 급증과 AI 대체가 맞물리며 주니어 일자리가 소멸하고, 이는 미래 리더십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문직 신화가 무너지는 전환기에서 우리는 정책적 대안과 제도 개편을 통해 새로운 직업 생태계를 준비해야 합니다. 지능의 레버리지 시대를 맞아 교육과 직업의 패러다임을 근본부터 재설계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nPW-gGiI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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